본문 바로가기

🌱 우아한테크코스 6기

[우아한테크코스] 6기 최종합격 회고

우아한테크코스 6기 활동을 시작하고 2주 후에 적는 최종합격 회고록.

내가 찐 막차겠지?

왜 그 때 적지 않았니? 라고 물으신다면...

  1. 나의 민낯이 드러난다고 생각했다. 지금 생각하면 그것이 블로그의 묘미인데 😏
  2. 혹시나, 정말 혹시나 합격 소식이 잘못된 건 아닐까 하는 마음에 소식을 꽁꽁 숨겼다.
  3. 지금 내 일상의 80%가 우테코이기 때문에 첫 글을 우테코로 시작하고 싶었다.
  4. 다들 썼길래…

지원 과정, 그리고 그 과정에서의 배운점을 위주로 적어보겠다.

 

나는 부트캠프에 큰 관심이 없다가 주변에서 하나둘 지원하길래 알아보기 시작한 케이스인데,

우아한테크코스를 조사하면서 그들의 교육관과 교육 방식이 정말 인상깊었다.

24년 평생 받아온 교육과는 결이 전혀 달랐고, 나의 성장에 부스터를 달아줄 것 같았다.

 

또 인상깊었던 부분은 프리코스라는 과정의 존재와 면접의 부재.

코딩테스트 대비가 되지 않은, 간지나는 말솜씨를 갖지 못한 나에게 꼭 맞는 부트캠프라고 생각했다.

이곳만의 차별점이 확실하구나 싶었다.

 

지원 과정은 [자기소개서 -> 프리코스 -> 코딩테스트] 로 진행되었다.

 

자기소개서가 가장 중요하다?

동의한다.

우아한테크코스를 지원하면서 이전 기수분들의 지원 후기글을 꾸준히 찾아봤었다.

다들 약속이라도 한 듯 자기소개서가 가장 중요하다고 이야기했다.

 

지금 와 돌이켜보아도 '이 코드로 우테코를 합격했다고...?'라는 생각이 가장 크기 때문에

역시 자기소개서가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차별화된 교육관과 지원 시스템을 가진 우테코였기에

평범하고 무던한 사람보다는 이리 저리 튀는 사람을 선호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의 특별함을 자소서에 담기 위해 애썼고,

진지한 어투보다는 나의 감정을 담은 어투로 글을 써내려갔다.

지금 와 생각해보면 그런 투명함이 합격의 비결 아닐까? 싶다. 아님 말고.

 

1번 문항) 효과적인 학습 방식과 경험

조용히 공부만 열심히 하는 환경보다는

반 대표 수학 문제 풀이 담당, 해킹 동아리 운영 등 나의 의지로 구축한 다양한 환경에서 성장한 경험을 나열했다.

2번 문항) 성장 중 겪은 실패와 극복

극도로 소심하고 내성적이었던 이전의 내가 피드백 주고받기를 꺼려했던 경험을 풀어 적었다.

교내 팀 프로젝트를 통해 감정을 담지 않은 채 피드백을 전달하는 방법을 터득했고,

현재는 오히려 피드백을 성장의 발판으로 삼는다는 이야기.

3번 문항) 오랜 시간 몰입했던 경험 그리고 도전

이 문항이 우테코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항이었다.

 

나의 4학년은 코딩으로 가득 찼기에, 코딩 꿈을 꿀 정도로 코딩에 빠져 살았기에, 소프트웨어 관련 경험을 서술했다.

하지만 그 글을 읽어보니 매력이 없었다. 어떤 개발자든 겪어보았을 이야기였다.

 

그래서 주제를 완전히 뒤엎었다. 내가 정말로 사랑해서 몰입했던 분야는 무엇인가.

 

중학교 친구들과 쉬는 시간 교실에서, 체육 시간 운동장에서 음악에 맞추어 날뛰던 열정,

고등학교 수험생임에도 불태워 축제 무대를 준비했던 경험,

대학교 입학하자마자 댄스 동아리에 가입하던 설렘...

 

춤을 추는 취미가 있었기에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가 크지 않았고,

내향적인 성격이 나의 취미를 사랑하는 데에 절대 독이 되지 않음을,

누구든 사랑하는 일에 몰입한다면 어떤 환경에서도 열정을 해소할 수 있음을 체감했다고 적었다.

 

이 문항을 가장 열심히 작성했고, 내가 내 글을 읽는데도 재밌었다. 글을 쓸 때 신이 났다.

4번 문항) 원하는 프로그래머 모습

그리고 3번에서 적지 못한 개발에 대한 열정을 이곳에 풀어 적었다.

기획부터 유지보수까지 참여했던 경험을 적으면서 앞으로도 개발의 전 과정에 참여하는 프로그래머가 되고 싶다는 이야기.

 

한 달 간의 프리코스

프리코스 시작할 때의 첫 마음가짐은, 뽑아먹을 거 다 뽑아먹자! 였다.

떨어져도 슬프지 않을만큼 많이 얻어가자고 생각했다.

우테코에 합격하지 못해도 우테코의 1/10이라도 뽑아먹을 수 있을 정도로 열심히 했다.

장기간의 코스였기 때문에, 시간의 재촉에 겁을 크게 먹는 나에게 안성맞춤 선발 과정이었다.

충분히 고민하고 충분히 학습하며 총 네 번의 미션을 수행했다.

 

첫 미션에서는 MVC 패턴? 객체의 역할? 그딴 거 전혀 몰랐다. 냅다 Main 함수에 모든 로직을 적어내려갔다. 그리고 디스코드를 통해 다른 지원자들은 객체를 나눈다길래 나도 따라서 두 개 정도 만들었다…ㅎ 첫 미션은 자바 코드 컨벤션을 따르기 위해 노력한 것 같다!

오 이 정도면 잘 한 듯? 코드도 잘 돌아가고, 테스트도 모두 통과했다.

지금 와서 보니 돌아가는 쓰레기를 정성껏 구현했다 ^^

 

두번째 미션은 첫 미션 피드백을 적용하는 데에 힘을 썼다. 아…! 아 이렇게…? 오 이래서…! 하는 시간들이 많았다. 그리고 MVC 패턴을 학습했던 경험이 있어 처음부터 MVC 패턴을 사용할 수도 있었지만 어쭙잖게 사용하는 것보다는 모든 구조를 직접 설계해 보는 것이 스스로 도움 되겠다고 생각했다. 빈 백지의 상태에서 하나하나 직접 그려가고 싶은 욕망이 있었어서 2주간 고의로 MVC 패턴을 멀리했다.

 

세번째 미션에서는 “타인과의 비교보다는 본인의 속도에 맞추어” 진행하라는 피드백이 인상깊었다. 나는 어디서나 느렸다. 심지어는 밥을 먹는 속도도, 키가 자라는 속도도… 그런 나에게 저 한 마디는 정말 큰 위로가 되었다. 2주간 나의 방법에 의구심을 가진 채 과제를 진행했다. 다른 지원자들과의 코드 리뷰를 통해 잘 짜여진 코드에 익숙해지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나도 모르게 조급함을 느꼈나보다. 본인의 속도에 맞추라는 피드백을 받고 따르기 위해 노력했다. 더디지만 크게 성장함을 체감했다.

 

마지막 미션에서는 (물론 여전히 부족하지만) 코드적으로 성장한 게 느껴졌다. 중간부터 다른 지원자들과 <오브젝트> 도서 스터디도 진행했는데 프리코스와의 궁합이 끝내주었다. 일정 상 중간에 탈퇴하게 되었지만.. 그 스터디 또한 정말 큰 도움이 되었다.

 

지금은 아무것도 모르던 이때의 내가 그립기도 하다.

남들의 코드를 보면서 이런 패턴 저런 패턴을 어쭙잖게 알게 되었다.

이유도 알지 못하고 당연하게 사용하는 습관이 생겨버렸다.

너무 쉽게 남들에게 납득한다.

우테코 남은 과정을 통해 그런 습관을 버리기 위해 노력해야지.

 

최종 코딩테스트, 어디까지 준비해야 하나?

1차 합격자 발표 후 기분이 날아갈 듯 행복했다.

15시에 발표난다는 사실을 회피하면서까지 불합격을 각오했는데 내가 프리코스에 합격했댄다...

5일 뒤에 최종 코딩테스트를 보러 선릉캠퍼스에 오랜다...

 

이때의 나는 행복을 만끽하느라 최종 코딩테스트를 아득바득 준비하지 못했다.

프리코스에서 하던대로, 배우자는 마음가짐으로 전략도 없이 테스트를 치렀고,

막상 시작하니 5시간 동안 얼굴이 빨개질 정도로, 어깨와 허리가 으스러질 정도로 빡코딩을 했다.

역시.. 한 번 몰입하면 끝을 봐야한다..

 

최종 발표날도 역시 김칫국 마시지 말자, 기대하지 말자는 마음으로 가족여행에 가서 영혼을 꺼내놓고 있었다.

그렇게 메일이 띠링~ 도착했는데 최종 합격했다는 소식…

미리보기로 확인하고 너무 놀라 가족에게 소식을 전하러 광대 올린 채 뛰어다녔다.

 

지금껏 나를 필요로 하지 않는 곳에서만 간간이 소식을 들었는데,

내가 그토록 소속되고 싶던 교육기관에서 나를 부르다니. 순간 울컥하기도 했다.

2024년에 뭐하고 살아야하나 막막했던 그 시기에 우테코 합격은 나에게 희망이었다.

 

회고를 작성하니 그 때의 감정이 떠올라 몽글몽글하다.

활동하면서 자괴감이 들거나 내 페이스를 찾지 못하고 흔들리면 이 글을 읽으며 초심 찾기를.

 

화이팅!